주제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평가 : 뉴욕타임스 출간 즉시 1위, 아마존닷컴 35주 베스트셀러
저자: 애나 렘키 교수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 중독의학 교수, 스탠퍼드 중독치료센터 소장
요약: 세상이 결핍의 공간에서 풍요가 넘치는 공간으로 바뀌고, 우리들은 음식, 중독성 물질, 도박, 쇼핑, 게임, 채팅, 소셜네트워킹, 스마트폰 등 수많은 자극과 쾌락의 과잉시대에서 중독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는 왜 중독되는가? 우리의 뇌는 어떻게 쾌락과 고통을 조절하는가? 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최신 뇌과학과 신경과학으로 인간의 뇌를 둘러싼 쾌락과 고통의 관계를 분석하고, 실제 상담내용을 기반으로 중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조언하고 있다.

도파민은 1957년 처음 발견된 신경전달물질로 아르비드 칼손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도파민은 흔히 쾌락을 느끼는 과정, 보상 과정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있는데, 실제로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 새로운 정설이 되었다. 예를 들어,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는 음식이 눈앞에 있어도 굶어죽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동기를 부여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는 것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상자 속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초콜릿은 기본 도파민 생산량의 55퍼센트, 니코틴은 150퍼센트, 흔히 주의력결핍장애를 치료하는 약물 등에 들어있는 암페타민은 도파민 분비량 1,000퍼센트까지 늘린다고 한다. 이러한 물질들은 우리 인간에게도 한 번 손대면 끊기 쉽지 않은 쾌락과 중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넷플릭스, 유튜브 쇼츠, 음란물, 소비행위 등 하루에도 수십번 도파민 분비량을 치솟게 만드는 비물질적인 자극들도 우리를 끊임없이 유혹한다. 도파민네이션에서 실제 상담케이스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이러한 자극들은 쾌락과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그 행복에 중독될 수록 큰 자극이 필요한 상태에 이르고, 결핍된 상태에서 고통이 따른다는 것이다. 마치 약물에 중독된 상태와 흡사하다. 도파민, 보상, 쾌락, 고통… 이들은 도대체 어떤 매커니즘으로 이러한 쾌락과 고통이라는 이중주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쾌락은 왜 쾌락으로 끝나지 않는 것일까?
저자 애나램키는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의 매커니즘으로 기능한다는 신경과학자들의 놀라운 발견을 소개하며, 한편에는 쾌락, 다른 한편에는 고통이 자리하여, 더 많은 쪽으로 기울어지는 저울이 뇌 안에 있다고 상상해보라고 권유한다. 이때 저울의 속성은 수평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저울이 쾌락쪽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강력한 자기 조정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생리적 평형을 유지하려는 경향, 즉 향상성을 위해 저울이 반작용으로 수평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매커니즘은 거기에 멈추지 않고 쾌락으로 얻은 만큼의 무게가 반대쪽으로 실려 고통쪽으로 기울어지게 만든다.
이것은 우리가 강력한 쾌락을 느낀 후 찾아오는 또 다른 갈망과 결핍, 혹은 허무함 등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웠다. 비디오 게임을 한 판, 넷플릭스 다음회차에 클릭을 하든 그 느낌을 다시 갖거나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쾌락자극에 동일하거나 비슷하게 반복해서 노출되면 초기의 쾌락 편향은 약해지고 짧아지며, 그 이후의 반응 고통쪽으로 나타나는 반응은 갈수록 강하고 길어진다는 것이다. 뇌과학적으로 설명하면 이 과정을 신경 적응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내성이 생겼다고 말하는 매커니즘과 같다. 그리고 이러한 내성의 발생은 중독의 발생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이렇게, 처음에 느꼈던 짜릿함과 예전에 느꼈던 느낌을 다시 가지기 위해 우리는 더 강력한 형태의 중독 대상을 찾아 헤맨다. 그러다 고도의 도파민 물질에 오랫동안 과의존할 경우 우리의 쾌락 설정값 자체가 바뀌어버리고, 뇌가 도파민 부족상태가 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쾌락을 쫓다가 그 어떤 쾌락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에 걸리고 마는 것이다.
급속한 전개와 통쾌한 반전, 회가 거듭날 때마다 전율을 느끼는 넷플릭스 드라마는 한 편만 보고는 멈출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쾌락을 찾아 밤새 드라마를 본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후 찾아오는 상실감, 그것을 막기 위해 다시 넷플릭스를 켜고 더 강력한 에피소드를 찾아 헤맨다.. 그리고 왠만한 자극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된 자신을 보고 놀란다..내게 쾌락을 주는 설정값이 바뀐 것이다. 그리고 그 쾌락을 쫓고 과의존하게 될 수록 그 불감증으로 인해 비참한 기분에 빠진다. 내 경험이기도 하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자신이 그렇다고 심각하게 자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정적은 증상이 불안감, 과민 반응, 불면증, 불쾌감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설명하기 힘들었던 그 감정들과 경험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넷플릭스 어플을 스마트폰에서 지우고, 삶이 무료하다고 느낄 때, 다시 넷플릭스 어플을 깐다. 그리고 같은 일이 반복되었을 때 (오랜 절제 기간이 있었기에 평범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다시 중독에 빠져든다. 저자는 바로 이때에는, 다시 의존하게 되는 이유가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금단에 따른 고통을 완화하고 싶은 욕구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불쌍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면 쾌락추구는 왜 고통이 따르도록 설계되어 있을까. 우리 모두 고통이 없는 상태의 쾌락을 추구하는 에피쿠로스 학파와 금욕주의의 스토아학파처럼 살아야 하는 것인가?
애나 램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전한다. 중독 대상이 없는 상황에서 항상성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소소한 행복을 다시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산책하기, 해돋이 구경, 친구와 식사 등 단순한 쾌락의 추구는 우리를 건강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굉장한 위안을 얻었다. 쾌락과 고통이 제아무리 쌍둥이고, 대립의 관계를 가져, 한 쪽방향으로 기울어지면 반드시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겁을 주지만, 단순한 쾌락과 고통 사이에서, 씨줄과 날줄과 같이, 행복과 불행 속에서 균형을 이루어간다. 고통을 느낀 후, 우리의 몸이 무감각해지거나 극적으로 평안해지거나, 오히려 쾌감을 가져다 주는 행운이 우리에게 있듯이, 지나치거나 현실도피적인 쾌락을 추구하지 않도록 한계설정을 하는 방어장치가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쾌락을 느끼면 점점 더 큰 쾌락을 추구하는 우리의 뇌는,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자극을 찾아 떠나는, 향상을 도모하는 인간다움을 만든다. 내가 이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음을 바라는 마음, 지금 방금한 놀이에서 작은 변화를 주어 좀 더 재미있게 만들어보고자 하는 마음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쾌락과 저울의 항상성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이미 우리가 어떤 중독대상에 과의존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장난 뇌의 도파민 설정값을 회복할 수 있을까? 다시 단순한 쾌락을 즐기며 살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 말하라. - 솔직함이 뇌를 치유한다
저자는 먼저 전두엽피질을 강화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고장난 절제와 회복, 자기조절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바로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솔직함은 전두엽 피질강회와 밀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또한 유대감과 친밀감에 기여하고 여유를 주어 결핍적인 사고방식, 믿음을 잃고 위함을 느껴 생존모드가 되어 당장을 이득만 고려하는 생각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독행위는 바로 이러한 결핍된 사고방식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통찰력 높은 조언이 될 수 있다.
자기 구속을 하라
구속함이 자유를 준다는 진리처럼. 우선, 물리적으로 중독의 대상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 쓰레기통마저 버리라고 조언한다. 또한 시간제한을 줌으로써 중독 대상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 사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무한 접근으로 귀결되는 소비의 강박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만족을 미루는 능력을 키워라
고도의 도파민 제품은 만족을 미루는 능력을 해치는데, 이를 통해 기다려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보상 가치는 낮게 보는 심리현상(지연가치폄하)가 나타난다고 한다. 즉시 보상을 선택하는 뇌는 감정 처리와 보상처리 부위가 활성화 되는데, 보상을 미뤘을때 계획과 추상적 사고와 관련된 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되는 것과 대조된다. 무엇을 곰곰히 생각해서 알아내거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바라는 걸 기다리는 습관과 능력을 잃는 것이다.
적당히 즐거움을 느끼고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회복탄력성을 기르기 위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은 참을성 있게 기다릴 수 있는 자기 조절능력을 키우는 것. 그리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 자기 인식을 높이고 솔직한 것. 도파민 과잉시대에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중독문제 전문가의 조언을 실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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