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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여백 읽기)

(책 리뷰) 대량살상수학무기

bigdata driven

최근 빅데이터를 통한 대규모의 예측프로그램이 인기이다. 사실 일기예보라는 것도, 100번 동일한 시기, 환경, 조건이었을 때 비가 올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가 대량화되고 정교화되면서 이러한 예측프로그램은, 교사의 능력을 평가하고, 선거결과를 예측하고, 특정 지역의 범죄율을 계산하여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해지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취직확률을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생겼다고 한다. 일기예보같은 경우, 단순히 내가 우산을 가지고 가느냐 마느냐 정도의 의사결정을 요구한다면, 최근에는 유전자조사를 통해 알게된 유방암 확률을 보고 미리 절제수술을 할 것인지 말것인지 등의 보다 고차원적의 의사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24시간 내 사망할 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망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가정해보자. 사실 실제로 구글이 최근 개발하여, 95% 확률을 선전하고 있지만 말이다. 환자의 병력과 가족력, 진료기록, 연령, 인종 등 수십만개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으로 우리의 사망확률이 계산된다. 멀지 않은 미래 이러한 데이터는 한정된 의료자원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의 우선권을 판단하는 지표로 작용하지 않으리라 누가 확신할 수 있을까?


‘어떻게 빅데이터는 불평등을 확산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를 논하는 ‘대량살상수학무기(원제: Weapons of Math Destruction)의 저자는 데이터 과학자로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수학적 알고리즘의 위험한 힘을 고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통계 전문가와 수학자 들을 재무 정보 위에 우편번호, 인터넷 서핑 패턴, 최근 구매 행위 등 온갖 정보를 참고해 우리 모두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사람들의 등급을 매기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점수는 임의적이면서 투명하지 않고, 규제를 받지 않는데다 때로는 불공정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우리가 미래사회에 이용할 취칙률, 사망률 등등의 알고리즘은 의식적, 무의식적 편견을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불합리한 결론과 판단을 이끌어낸다는 데에 문제가 크다.


또한 무엇보다 발달된 기술을 통해 ‘내일을 모를 권리’가 박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있다. 유전자 정보를 통해 결혼상대자의 각종 질병, 수명, 심지어 성공 가능성까지 확률표를 요구받을 수도 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상사는 나의 성공가능성을 각종 데이터로 판단하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열심히 해서 결과를 보여주기까지 인내해주는 사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빠르고 쉽게 ‘내일’을 알려주는 데이터가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말이다.


사주와 궁합을 보듯, 빅데이터 시대에 또 다른 거짓 우상이 우리들의 자유와 존귀함을 빼앗기는 시대가 성큼 다가와 있다. 아무리 똑똑한 데이터가 증거한다고 할 지라도, 인간의 삶은 1%의 가능성들이 모여 변화를 이룩해왔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하나님이 일하시는 자리이기도 하다. 우리는 미지의 내일이 있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낸다. 내일을 모르는 것은 우리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믿는다.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There is no gene for human spirit”

유전자 데이터로 모든 것이 태어날 때 부터 정해지는 미래시대를 풀어낸 영화 Gattaca의 메세지이다. 누군가가 나의 모든 것을 숫자와 확률로 규정하는 시대에서, 우리의 진정한 가능성은 처음부터 짓밟혀버릴 것이다.

빅데이터는 현명하게 관리된다면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고,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치하고 삶을 관리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선택은 도덕적이어야 한다. 빅데이터 시대, 확률의 노예가 되지 말자. 인간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반영하는 법을 배우고, 그 어떤 것도 우리의 가능성과 존귀함을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